기사입력 2020.01.13. 오후 07:07
최종수정 2020.01.13. 오후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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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닥공’ 전환 후 되살아나
2015년 동부지구 1위 ‘정점’찍어
류현진 영입 챔피언 위한 ‘첫단추’
젊은 유망주 성장 ‘시너지’ 기대도
토론토 블루제이스 입단 기자 회견장의 류현진.뉴스1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많은 돈을 쓰는 구단은 아니다. 그렇다고 오클랜드처럼 '머니볼(적은 비용으로 효과적인 팀 운용)'을 추구하지도 않는다. 지난 10년간 토론토의 팀 연봉 순위 변화를 살펴보면 흥미롭다.
2011년엔 23위, 2012년엔 18위였다. 2013년부터 공격적인 투자로 방향을 바꾸었다. 2013년(30개 구단 중 9위)부터 2018년(8위)까지 내리 6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캐나다 구단이 미국 내 어느 팀 못지않게 많은 투자를 했다. 2019년엔 21위.
토론토는 2011년부터 3년 동안 바닥(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5개 팀 가운데 4위와 5위)을 헤맸다.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는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가 속해있는 이른바 '죽음의 조'다. 토론토는 2013년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돌아선 이후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2015년 정점을 찍었다. 포수 러셀 마틴, 3루수 조쉬 도날슨을 영입해 1993년 이후 23년 만에 동부지구 1위를 차지했다. 비록 AL 챔피언십시리즈서 캔자스시티에 패해 월드시리즈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투자가 결실을 맺기까진 꼬박 3년 걸렸다.
토론토가 류현진(33)에게 8000만달러(약 930억원)를 투자한 이유는 그 학습효과 때문이다. 3년 후 수확을 위해선 지금 밭을 갈아엎어야 한다. 토론토에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1), 보 비셋(22), 캐번 비지오(25) 등 젊은 유망주들이 여럿 있다. 3년 이면 우승을 노려볼만하다.
지난 얘기지만 류현진의 입단 기자회견장에서 오고간 말들 가운데 구단의 속내를 엿볼 수 있었다. 마크 샤피로 구단 사장은 "이제 챔피언이 되기 위한 첫 단추를 꿰었다"고 밝혔다. 찰리 몬토요 감독은 "리그 최고의 투수를 갖게 됐다. 그가 마운드에 있으면 언제든 이길 기회를 갖는 셈이다"며 화답했다.
로스 앳킨스 단장의 말은 좀 더 구체적이다. "스트라이크 존 네 구석을 고루 활용할 줄 아는 투수다. 경기를 지켜보는 맛이 난다." 이와 함께 앳킨스 단장은 "그는 미친 야구신경을 가졌다"고 극찬했다.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자신의 고객이 가진 또 다른 능력을 부각시켰다. 보라스는 "류현진이 다저스에 있는 동안 코리 시거와 코디 벨린저가 어떻게 달라졌나를 되새겨 봐야 한다. 토론토의 영건들은 앞으로 수년 동안 몰라보게 성장할 것이다"며 부수효과를 설명했다.
토론토는 절실했다. 보라스는 "앳킨스 단장이 한 주도 전화를 거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성의에 감복했을까. 류현진은 기자회견장에서 "토론토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포기하지 않은 구단이다.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이유다"고 털어놓았다.
캐나다 최대 스포츠채널 '스포츠 넷' 벤 니콜슨-스미스 기자는 12일(한국시간) "토론토 구단은 최근 3600만달러 이상 대형 투자를 하지 않았다. 8000만달러 계약 얘기를 들었을 때 매우 놀랐다"고 전했다.
토론토는 '더 이상 만만한 팀이 아니다'(뉴욕 데일리 뉴스). 하지만 할 일은 남아 있다. 신인들의 성장은 물론 불펜과 외야 보강을 조화롭게 해내야 한다. 3년 내 우승에 필요한 퍼즐 조각들이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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